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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우리집 셋째 딸

 

  *  우리 집 셋째 딸*

 

유난히 교육열이 높으셨던 친정아버님은

공부에 취미가 없고 어려서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인 셋째 딸을

그 옛날에 과감하게 바이올린 공부를 시키셨다.

당신 나름대로 훌륭한 사람을 만드셨다고 생각하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학벌도 직업도 외모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고 하니 너무 속이 상하셨던 것 같다.

 

 

그렇게 결혼을 반대했던 사위가 엊그제 친정어머니 제사를

모신 사람이다. 자기를 그렇게도 무시했던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그는 참으로 극진하게도 모신다.  미워할 만도 한데.... 싫어할 만도 한데.....

그래서 세상일은 참 아이러니하다고 하는 걸까?

 

 

말단 공무원이었던 그는 "공무원의 꽃"이라는 사무관 시험에 합격하였고,

 의정부 ㅇㅇ중학교 교무부장이자 음악교사인 동생과 더불어

아들 딸 잘 낳아 반듯하게 키웠으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가장 모범적인 가정을 이끌어 가고 있다.

 

 

누구네 집이든 셋째 딸이 가장 예쁘다고 했던가.

가장 준수한(?) 외모에,

그렇게 바쁘게 살면서도 화장실에 머리카락이 하나 없고,

부엌의 행주는 배꽃과도 같다.

남편이 음주운전으로 경찰서에 들어갔을 때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냉정하게 일을 처리했던 그녀.

교직경력 25년인 그녀의 언변은 누구도 따를 자(?)가 없다.

나는 가끔 내 동생이 사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부지런할까. 그리고 어찌 저렇게 현명할까.

하고 놀랄 때가 많다.

똑같은 자매인데 어떻게 나와 저렇게 다를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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