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다가 온 친정어머님 첫제사를 결혼한 셋째 딸이 모시기로 했다.
어차피 아들이 없고 살아 생전의 상황과 변함이 없으니.
큰 딸은 기독교인이며 환자이고, 둘째 딸인 나는 시부모님이
생전에 계시니 어렵고, 비교적 자유로운 셋째 딸이 지내기로 한 것이다.
제부에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 부모도 싫다 하는 세상에
장모님까지 모신다고 하니 이 보다 더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
어머니를 모신 화천의 법장사에서 제사를 지내자고 했는데.
학교에 근무하는 두 딸이 수업등의 이유로 일찍 시간을 낼 수 없고,
더 중요한 것은 절에서 늦은 시간에는 제사를 지내지 못한다고 한다.
절에 잠깐 모여서 이내 헤어지는 것보다는 따뜻한 진지 한 그릇이라도
직접 손으로 해서 올리는 일이 더 옳은 일 같다.
아버지께서도 상황을 고려하셔서 그런지 그렇게 하자고 하셨다.
집안마다 형편을 고려해서 잊지 않고 지내면 되는 것 같은데...
제사가 장남의 전유물도 아니고, 아들만이 지내야 하는 전유물도 아니다.
살아생전에 딸들과 가까이 지내시던 어머니. 그냥 평소대로 예를
다해서 정성스럽게 모시면 되는 것이다.
제사도 사람들이 형편에 맞게 만든 제도가 아닌가?
돌아가시면 정말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뉘 알아주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허리가 휘도록 고단했던 어머님 생애.
아려 오는 슬픔. 사무치는 그리움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
아마 내일 제사는 네 딸과 사위들이 모여서 정담을 나누는 그런 자리가
되지 않을까? 어머님의 온화하셨던 모습을 떠 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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