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사는 나이가 들면 자연히 따라오는 우리네의 생활이기도 하다.
아침에 들려온 친구 어머니의 부고에 종일 분주한 하루였다.
그래야 몇 안 되는 친구들인데 그중 한 친구는 아예 오지 않았다.
대학교 4년 내내 붙어 다니며 한 시대를 같이 한 동지(?)이며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멀어져 가고 있음을 느꼈으며 가까이 하기에 너무 어색해졌다.
한의사와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증권에 손을 대면서 순식간에 강남의 아파트를 팔았다.
속된 말로 증권에 투자하면서 아파트를 날린 것이다.
더 속이 상하는 것은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틈만 나면 증권객장으로 달려간다는 것이다.
밤늦게 전화를 걸어서 하소연하면서 울부짖던 그 친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팠었다.
그 일이 있은 후 10년이 더 되었는데 아이들이 커가면 사실 다시 일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친구가 화장품 다단계부터 정수기의 관리와 청소, 비데 관리 등을 하면서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엔 화장할 때 쓰는 기계도 사고, 연수기도 사고, 건강보조식품도 사주곤 했었는데...
물품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물건을 사는데 한계를 느낀 다음부터는 더 이상 누구도 사지 않은 게 화근이었나?
지난 5월 우리 엄마 돌아 가셨을때도 오지 않았는데, 오늘도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너무 섭섭했다. 우리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건만...
다 그만두더라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데. 우리가 사회에서 만난 친구도 아니고
어릴 때 만난 친구이며, 돌아가신 엄마들도 너무 잘 알고 밥도 많이 얻어먹었구먼. 서로....
아무리 어려운 생의 사태에도 얼마든 호전의 기회가 누구에게도 있는 것이거늘.
뭔가 계기를 만들어서 다시 일어 서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랐거늘...
추억은 지나간 삶의 증거이며, 세월이 흐를수록 보물이 될 수밖에 없는데.
오늘 참으로 안타까운 하루였다.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 뭐 그런 하루였다.
빨리 그 친구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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