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상가에 있다던 그의 메시지.
5년 된 야마하 중고를 사느냐.
국산 콜트를 사느냐.
백만 원이 넘는 것을 산다니까 음악을 전문으로 한다는 총각 왈.
"나중에 전문가 수준이 되었을 때 그때 사세요"
남이 들으면 50 하고도 OO 한 이 나이에...
허허하고 웃을 수밖에 없는 일이건만,
우리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결국 콜트 기타를 사서 메고 온 그의 얼굴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게 좋을까.
음악을 했으면 그의 생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길을 가다가도 우연히 음악을 접하면 현기증이 나도록 집착이
간다는데.....
나는 그에게 지금이라도 취미 삼아 음악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음악이 있음으로 그의 삶에 리듬이 생길 것이고 삶이 무료하지 않을 것이며,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생활이 윤택해 질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므로....
결혼 전에 기타 치는 그의 모습에 정말 깜짝 놀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이야 그때만 못하겠지. 물론...
그러나 대학 음악이론 책을 복사해서 밤새워 공부하고 열중하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연주를 하는 그의 모습이 나는 결코 싫지 않다.
그는 늘 깨어있으니 老兵은 살아 있는 셈이랄까?
늘어만 가는 남편의 흰머리에 때로 나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나도 다분히 팔불출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아니, 팔불출이다.
가장 유치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나를 합리화시키면서......
'**일상생활** > 가족.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 얼마나 외로우세요? (0) | 2008.07.05 |
---|---|
남편은 며칠째 금연중입니다. (0) | 2008.06.20 |
1987년 9월 19일 토요일(cafe '半'에서) (0) | 2008.06.15 |
어머니를 보내 드리고... (0) | 2008.06.10 |
깁스 (0) | 2008.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