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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2020-68)

노희경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헤르메스미디어 간

 

책을 엮으며 단지 산문을 잊지 않으려고, 때론 뭔가를 좀 더 기억하기 위해, 십 년간 틈틈이 기화가 닿으면 써 두었던 것인데 그 산문들이 벌써 책 한 권 분량이 되었다. 산문으로 밥 먹고 살려했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 싶다. 

 

 

 

 

 

(본문 중에서)

13쪽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17쪽 살면서 홍역처럼 반드시 거쳐야 할 경험과 남과

별다르지 않게 감당했어야 할 상처들이다.

24쪽 이미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은 애인을 어찌 옆에 두겠느냐

마흔에도 힘든 일을 비리디 비린 스무 살에, 가당치 않은 일이다.

29쪽 내가 아파야 남의 아픔을 알 수 있고,

패배해야 패배자의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51쪽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일은, 지난 사랑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다.

그리고 그렇게 반성의 시간이 끝나면,

한동안은 자신을 혼자 버려둘 일이다.~~

그것이 지나간 사랑에 대한, 다시 시작할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른다.

72쪽 불륜, 나약한 인간에게 찾아든 잔인한 시험

74쪽 사랑이 믿음보다 눈물보다 먼저 요구하는 것.

그것은 대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예민함이다.

81쪽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은 신의 잘못이다.

<나문희> 몇 년에 한 번씩 보면 무척 반갑고 헤어질 때 웃는

얼굴은 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