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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어느 가을 날 밤의 공상

자식들로 보이는 서너 사람이 병실에 찾아오더니, 수족을 잘 쓰시지 못하고 말도

더듬는 할아버지를

상대로 팔을 붙들고 싸인을 하게 했고, 이어 녹음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 중환자인 할아버지의 재산이 꽤 많은가 보다' 나 혼자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일도 아닌데 하루 종일 왜 그리 가슴이 아픈지,

할아버지도 젊은 시절에는 부와 명예를 다 가지셨던 분일 텐데,

나이 80이 사람을 저렇게 만드는구나.......

 

 

글쎄 나는 한번도 아버지의 돈을 탐낸 적이 없었고, 오히려 내 돈이 아버지께로

더 많이 흘러 갔다. 그리고 아버지의 재산이라야 서울 화곡동의 20평 아파트와

화천의 전세돈 뺀 삼천 오백만 원, 개인택시 판돈 팔천만 원이 전부이신데....

 '아아!! 그래도 노인네가 가진 돈이 꽤 많으네.' 새삼 아버지가 가지신 돈이 머릿속을 맴돈다.

소싯적에 점을 보았는데 나는 "부모 덕이라고는 없는 사람"으로 점괘가 나왔고

지금까지도 그리 살았는데,  무슨 복으로....

그리고 아버지께 어디 딸이  나 혼자인가...자그마치 딸이 네 명인 걸.

자식 낳아 잘 길러 주시고 말년에 혼자 남으신 허리가 불편하신 아버님.

평생 참이슬 한 병을 드시지 않으셨다는 가정이 전부이셨던 아버지.

아버지 보다야 형편이 나은 내가 지금 도대체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야????

 

이내 나는 시동생이 명절에 와서 한 말을 떠 올렸다.

"형수님. 형과 제가 왜 그리 사이가 좋은지 아세요?

아버님께 물려 받을 재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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