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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안타까운 소값 파동

 

 

            충북 부강에 살 때 동네에 공부 잘하는 오빠가 있었는데, 동네를 통틀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한 사람은 오직 그 "찬묵"이라는 오빠 한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그 오빠네는 다른 집과는 달리 부잣집이었는데도, 대학공부를 가르치느라

소를 팔고 땅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나는 가끔 들었었다. 비싼 등록금에...하숙비에 책값 등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소를 팔아서 요긴하게 썼던 것 같다. 그래서 牛骨塔이란 말도 생겨 나지 않았을까?

소는 이렇게 우리에게 친근하고 귀한 존재이며, 인간들에게 모든 걸 아낌없이 주었던 동물이고,

오랜 역사 동안 소가 농민들의 큰 수입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제 9시 뉴스를 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전북 순창의 한 농가에서 엊그제 소 아홉 마리가 굶어 죽었는데, 그 이유가 참으로 딱했기 때문이다. 

소값은 폭락하는데  사료값이 뛰면서 키울수록 빚이 쌓이자 주인이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못한 때문이라는데,

굶겨 죽인 셈이나 마찬가지라나??

굶어 죽은 소도 소지만, 애지중지하던 소를 굶겨 죽인 농민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육우 송아지값은 삼겹살 1인분 가격과 같은 1만원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 그런데도 거래조차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소값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과잉 공급이 문제일 것이다.

상가상으로 구제역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80%가량 증가하는

입 쇠고기 수요가 늘어나며 우 소비는 크게 줄었으며 사료값이 껑충 뛰어

적자 폭이 커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한다.
2008년 이후 쇠고기값이 치솟자 너도 나도 한ㆍ육우 송아지 입식에 나선 농가에도

책임이 있다고 하나,  2~3년 전부터

과잉 공급 등으로 소값 폭락이 예견됐음에도 적절한 수급 대책을

세우지 못한 정부 탓이 더 크다는데,

적정 사육 두수 조정도, 소비 촉진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축산 농민들이 정부에 항의의 표시로

'한우 반납운동'을

벌이는 심정을 소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도 이해하면서 한편 분노가 폭발할 것 같았다.

 

 

 

이대로 간다면 축산업은 무너지고 농민들은 쌓이는 빚더미에 파탄 날 게 뻔하지만,

그럼에도 정부 대책은 참으로 미온적이다.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이 군납용을 국내산 쇠고기로 대체하고

한우 선물세트를 할인 판매한다는 임시방편뿐 인데, 지금이라도
30만 마리 정도를 수매해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행정지도를 펴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축산농가들을 주장한다. 산지 소값은 떨어졌는데 소비자 가격은

그 그대로인 유통구조의 문제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손봐야

하고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정부에서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축산농가들의 애타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