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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저녁 7시의 종로 3가 스케치

 

허름한 피카디리 극장 골목.

이 골목에 우리가 늘 모이는 "시민 호프" 집이 있는데,

아무리 푸짐하게 먹어도 음식값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쉬운 것은 담배 냄새뿐....

 

 

 

 

 

 

 

 

쇠락의 길로 접어든 옛날 단성사.

무슨 " 유치권 행사"라는 법률용어가 가득 걸린 것을 보니 현재 송사가 진행 중??

"장군의 아들, 서편제"등 수많은 영화를 상영했던 곳.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라져 가고 있네요.

 

 

 

 

 

 

1958년 반도 극장으로 개관해서 피카디리로... 다시 롯데시네마 피카디리로 간판을 단 극장.

"시네마 천국, 붉은 수수밭"등 수많은 명화를 상영했던 곳.

아직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극장이라기보다 이제 건물 전체가 상가일 뿐입니다.

 

 

 

 

 

 

 

 

 

 

 

 

저녁 7시...

도심은 저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질주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예전에 충무로에 "행복예식장"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친구들 중 제일 먼저 결혼을 했지요.

수선화 생화로 화관을 만들어 쓰고....

그렇게 해서 얻은 딸이 류머티즘이라는 병으로 많이 아픕니다.

친구는 백화점에서 고급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데,

친구 아버님은 그 당시 부강 읍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특히 열차 안에서 "신문을 거꾸로 들고 보시는 분"으로 유명했었지요.

지금도 만나면 그 이야기로 깔깔대고 웃습니다.

 

 

 

두 번째 친구도 청주에서 결혼을 했는데, 제가 다녀왔었습니다.

청주 인터체인지 근처에 땅을 많이 가지고 있다가 시댁이 큰 부자가 되었다지요.

이 두 부부는 그저 경제적인 독립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렸는데,

"풀무원 아줌마"로 올해 정년을 맞이 한다고 했습니다.

일을 너무 잘해서 회사에서 2년을 연장하라고 하는데, 생각 중이랍니다.

저혈당으로 몇 번이나 고생한 친구는 당뇨병으로 심하게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10살 차이가 나고 지난해 암 투병하던 남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친구입니다.

10살이 위인 남편은 아무래도 자기 하고는 많은 세대차이가 나더라고.

그래서 아들과 딸은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을 시키겠노라고 했습니다.

피부 관리 샾을 운영하는 친구이지요.

 

 

 

스물한 살에 결혼한 친구는 아들 셋을 데리고 일찍 남편과 사별했습니다.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하네요.

영등포 시장에서 호떡 장사로부터.....

지금은 방산시장에서 의류에 들어가는 부자재를 만드는데, 동창들 중 꽤 성공한 여사장으로 통합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 인생을 논하지 말라던가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의 기를 듬뿍 받아서인지 늘 앳되고 싱그럽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짓궂은 아이들은 귓속말로 와서

"선생님께서도 환갑이 다가 오지요. 할머니 선생님." 이렇게 놀린다고 합니다.

명예퇴직을 심각하게 생각 중이랍니다.

 

 

 

옛날에 중학교 동산에 올라 노래 하기를 너무 좋아했던 친구입니다.

 보험회사 18년의 설계사 경력을 자랑하는데,

딸을 한예종과 베를린 국립음대에 보내 훌륭한 소프라노로 키운 엄마입니다.

노래방에 같이 가면 마이크를 놓지 않고 노래를 즐기곤 하는데, 그 노래에 고단한 삶이 그대로 묻어나지요.

이 집의 집사람은 요리사 자격증을 가진 요리를 잘하는 남편이라네요.^^*

 

 

 

 

누군가 지나고 나면 인생은 한 點일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것이 인생이겠지요?

세상이 온통 푸르게만 느껴졌었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세상을 다 가지고 싶었던

중학교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는데, 이리 모진 세월들이 흘렀습니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친구들이기에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잊기라도 하듯이 실컷 수다로 풀어내었습니다.

 가슴속 깊은 응어리는 반쪽이 되었고,

반면 즐거움은 정말 큰 덩어리로 뭉쳐진 모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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