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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 . 나들이

2011년 5월의 관악산

 

 

 

 

 

아침 9시에 서울대정문에서 출발.

올 들어 처음으로 산행에 나섰다.

멀리 정상이 보인다.

 

 

 

 

재경 부강중학교 동창회 산악모임.

한 달에 한 번, 관악산을 오른다.

 

 

 

"충청도 사람 같은데요."

뒤에 오던 한 사람이 말을 건넨다.

 

 

"어디신데요?"

"조치원이요."

"네??"

 

 

"우리는 부강이예요."

"연기군 합강(세종시 편입)아세요?"

참석한 친구 세 명이 합강친구였다.

 

 

"오빠!! 어릴 때 보고 지금 보니 잘 모르겠지만 얼굴이 많이 남아 있어요."

"호호!! 반가워라."

"대전에 사는 작은 오빠와는 자주 만난다"

바로 전화기를 꺼내서 "관악산에서 네 동생 선자 만났다."

 

 

"자네 아버지는 이장 일을 보면서 동네 사람들 이발 봉사를 도맡아 하셨어."

또 다른 친구에게 한 이야기이다.

또 다른 친구도 어찌어찌해서 다 아니 합강사람 세 사람은 반가워서

어쩔줄을 모른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울 우리 옆 동네에 사신단다.

'세상은 나쁜 짓 하고 절대 못 살아...정말!!'

 

 

그렇게 관악산 중턱에서 서로 가져 온 음식을 나누면서 정담을 나누었다.

"우리는요. 모여도 정치 이야기는 절대 안해요."

충청도 사람들..정치 어쩌고 하니까 한 친구는 딱 잘라서 그렇게 이야기 했다.

맞는 말이다.

서로 정치색이 맞지 않으면 싸우고...얼굴 붉히고...^^*

 

 

산은 언제나 진실하다.

아마 산에 다니는 분들은 산을 통해서 나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삼지 않을까?

 

 

 

 

윗줄 왼쪽에서 두번째 친구는 해사를 거쳐 해군대령으로 작년에 예편했는데,

구리가정법률상담소에 재취업을 했다.

말이 취업이지. 월급이 백만원이 되지 않으니 봉사라는 말이 맞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회의 한켠.

저소득. 다문화가정. 교육의 부재.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어두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 정말 많단다.

친구의 하는 일을 들으면서 비로소 나는 참으로 행복함을 실감한다.

"부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철쭉도 간간히 피어 있었지만,

관악산에는 이 꽃이 대세다.

이름이 무엇일까?

 

 

 

 

 

 

 

 

 

 

 

 

 

 

새로 나온 단풍나무.

넘 예뻐서 한 컷!!

 

 

 

 

서울대 담장을 낀 계곡이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

얼마나 저 시냇물을 갈망할까?

 

 

 

 

 

 

 

 

호수에 떨어진 하얀 꽃잎들.

마치 꽃비가 내린 것 같다.

빨강 단풍.

정말 예쁘다.

 

 

 

 

 

가끔 사진에 찍힌 내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돌아 가신 친정 엄마와 너무 똑 같다.

지난 번에 만난 두 동생은 "언니는 엄마하고 점점 닮아 가네."

 

 

고향 친구들.

허물이 있어도 다 덮어 준다.

상처 받았을 때 위로 받을 수 있는 친구들임에 늘 감사하다.

 

 

 

돌아 오는 길에 차창 밖으로 한강을 찍었다.

충청도에서 상경해서 40여년을 산 곳. 서울!!

가끔은 이 회색도시를 떠나고 싶지만, 그래도 난 이 도시를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