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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천둥벌거숭이

 

 

<천둥벌거숭이>

                                 이진

 

가을엔 사랑하지 마라

수채화 같은 하늘빛 투명하고도 고와

내 마음 하얗게 하얗게 바래고 말 것이다.

 

기어코 치자 꽃 노란 속내 들통 나고 말 것이다.

 

가을엔 사랑하지 마라.

이슬처럼 맑은 하늘 파랗게 시려와

내 천형의 꽃망울 마침내 터져버리고 말 것이다.

 

가을엔 사랑하지 마라.

수천 가닥의 씨줄과 날줄로 만나

다비로 타는 너와 나

 

 

기어코 애착의 허리춤 풀어 놓을지 모른다.

 사랑의 사리로

세상을 깨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