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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작가의 토지 3부 2권 10 (마로니에북스)

토지에서 임이네는 전후무후한 인물로 묘사된다.

일관적으로 그렇게 생을 살기도 어려운 일이다.

재미있는 인물이다.

성장한 홍이는 죄도 없이 경찰서 마룻바닥에서 고문을 당하면서 각박하게 살지 말자고 다짐하며,

그래서 혼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홍이의 장가가는 모습. 그리고 장이와의 불륜.

허름하게 어느 날 사형선고를 받고 나타난 생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다하는 그.

 

중학생이 된 환국이와 서희의 교육. 그리고 남편 길상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그리워한다.

아버지가 종이라는 말을 한 순철이 그를 훔씬 두들겨 패 준 환국.

이성으로 일을 마무리하는 서희야말로 지금 세상에도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

 

명희의 조용하와의 결혼. 재혼.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으면 그리 선택했을까...

상현의 주색에 빠져 봉순(기화)이와 아이를 만들었는데 외면하고 버린 일.

서의돈을 비롯한 시대의 지식인들의 고민....

 

이제 나는 토지의 반을 읽었다.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다.

 

 

 

 

 

 

 

 

..............박의사 역시 이색적인 환자라는 것은 느끼고 있다. 대개의 환자는 의사에게 목숨을 위탁하는 복종심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매달리는 눈빛, 심약한 미소, 혹은 겁먹은 반항, 그러나 3호실의 환자만은 의사의 권위 같은 것은 서푼짜리도 못되었고 당당하게 자기 생명의 소중함을 주장했다. 수 틀리면 행패 부리겠다는 늘 그런 자세인데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을 적에도 눈물은 슬픔이 아니었다. 시위요 저주요 협박이었다. 신에게 조차 날 살려 내지 않으면 물어뜯겠다는, 그렇게 철저하고 완벽한 아집을, 그러나 박 의사는 그 앞에서는 껄껄 웃고 만다. 죽음은 절대적인 승리자요, 거대한 암벽에 모래알을 던지는 환자는 눈물 나게 측은한 것이기 때문이다..........(395쪽에서 3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