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후회할 일을 또 했습니다.
결혼 전부터 중매를 해 보았지만 저는 한 번도 성사가
된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할 때마다 다시 안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양쪽이 그리 기울지 않을 것 같아서 했는데
또 실패를 했습니다.
이번 일로 다시는 중매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우리 딸 말대로 오지랖 넓은 엄마는 아마 또 하실 거라고......
중매쟁이(?)가 허풍도 있고 어떤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저는 너무 솔직해서 그런가요?
그리고 비슷한 사람끼리 혼인을 해야 한다는 제 생각이 잘못되었나요?
신랑감은 제가 잘 아는 성실한 친구입니다. 나이는 서른넷.
신붓감은 우리 언니 딸입니다. 나이가 동갑인 서른넷.
제가 중매를 서기 전에 둘에게 물었고 둘 다 좋다고 하기에
이 두 사람은 잘 될 거라 생각했지요.
첫 번째 신랑감에게 신붓감 나이를 물었는데 위로 두 살까지는
괜찮다고 했어요. 신붓감에게 물었지요.
유난히 나이 먹은 사람이 싫다는 신붓감은 직업이
이모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성실하고 요즈음 보기 드문 예의 바른 사람이라
일러 주었습니다.
또 사실이 그러하고요. 어른이 좋아하게 둥글둥글하게 생겨서
조카사위하면 참 좋을 것 같았는데.....
사실 제가 보기에는 우리 조카이지만 조카딸도
그리 내세울 것은 많지 않거든요.
언니는 와병 중에 있고 그리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언니가 평생 저리 아프니 집에 돈이 많을 리도 없으며
제 조카이지만 인물이 출중한 것도 아닙니다.
한번 더 보자는 신랑감에게 "더 좋은 분 만나세요"라고
단번에 거절했다고 하네요.
사연을 들은 우리 딸..."언니가 왜 이제껏 시집을 못 간 줄 알겠어요.
소개해 준 이모를 보아서라도 한번 더 만나던가...
다음 날 거절을 하던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단지 "느낌"이 없다니 어쩌겠어요.
참 애가 탑니다.
서른넷...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닌데... 조카딸이어서 더욱 안타까운 가요?
좋은 짝이 있겠지요? 세상의 모든 사물의 짝은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