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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VIP 회원

 

밤늦게 헬스장에 갔더니 매일 신던 운동화가 없어졌다.

그런데 복도에 있는 대형 자루에 운동화가 가득 들어 있었다.

 관장님께  말씀드렸더니 그 자루에 들어 있던 운동화를 다 털어서

보여 주었는데 내 운동화는 나오지 않았다. 새 운동화도

아니어서 누가 가져갈 사람이 없거늘....

회원의 기간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는 운동화는

이렇게 모아서 고아원에 기증한다고 한다.

다행히 운동화 하나를 더 가져다 놓아서 그걸 신고 운동을 했다.

 

 

내일 다시 한번 찾아 보시라고....분명히 어디에 있을 거라고....

이런저런 말 끝에 서른한 살의 젊은 관장은

나더러 VIP회원님이라고 했다.

VIP회원은 오자마자 빨리 운동을 끝내고,

샤워도 순식간에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을 말한다나?

체육관에서 제일 선호하는 사람이 시간을 적절하게 쓰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서 나를  단연 VIP라고 했다.

 

 

아줌마들은 한 번 헬스장에 오면 기본이 두세 시간이라고 한다.

찜질방 이용 1시간, 운동 한 시간, 샤워 1시간,

우르르 몰려다니며 커피타임 음료수 타임이 끝나면 훌라후프 30분....

대여섯 명의 아줌마 회원들이 그렇게 진을 치다 가면

자기가 다 진이 빠진다면서....

조금만 섭섭하면 무리를 지어 그만두고 너무 힘들다고 했다.

젊은 관장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아줌마들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아줌마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그는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것 같다.

억울하면 헬스장 운영을 하지 말라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아줌마의 힘이 국력이라는 것을 다 아는 나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은근히 부끄러웠다.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