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가림막으로 끝이 납니다.
막다른 길이어서 저 끝에서 되돌아와야 하는 것이지요.
보통 아침 7시 운동에 나서는 제가 가끔 가는 길인데요.
매일 같은 길만 걷다 보니 싫증이 날 때에 때로는 다른 길로도 가고 싶었습니다.
이 길을 걸을 때에는 음침한 기운이 감도는 게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해요.
물론 인적도 드문 길입니다.
이 길에서 마주친 제 또래의 아지매 왈,
"지은 죄가 없는데 뭘 그렇게 무서워 하세요. 한적해서 좋은데요."
"그런가요? 세상이 하도 험해서요......"
아주 오래 전 꽃다운 시절 시어머님은 집안 행사가 있어서 산속 절에 가셨다가,
어쩌다 보니 일행과 헤어져서 혼자 산을 내려 오게 되셨는데,
바스락 소리만 나도 그렇게 무서웠다고 하신 적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다른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마주치게 될까 봐 가장 두려웠다."...
조심해서 나쁜 것은 없겠지요?
세상에는 매일매일 험한 일들로 가득하니 말입니다.
시어머님 말씀대로 어쩌면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인지도 모르지요.
서리 맞은 갈대.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아요.
색이 정말 곱습니다.
물감으로 표현을 해도 이런 고운 색이 나올까요?
인적 없는 길
사연이 궁금하여
바람에 물었지만
알 필요 없다 하며
가던 길 가라 하네
인생길
누구도 몰라
없는 듯이 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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