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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천주교

미리내 성지의 가을

 

 

 

 

경기도 안성에서 북쪽으로 40리쯤 떨어져 은하수라는 뜻의 아름다운 우리말로 불리고 있는 미리내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묘소와 그의 어머니 우르술라,

김신부에게 사제품을 준 조선 교구 제3대 교구장 페레올 주교

 그리고 김 신부의 시신을 이곳에 안장했던 이민식 빈첸시오의 묘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곳입니다.

성지에 들어서면 고요하면서도 편안함이 가슴에 와 닿고,

 비록 신자가 아니더라도 성지를 둘러보면 가슴이 깨끗해짐은 느낄 수 있어요.

이곳이 미리내로 불리게 된 것은 천주교 신자들이 신유박해(1801년)와 기해박해(1839년)를 피해 이곳으로 숨어 들어와

교우촌을 형성하면서 밤이면 집집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달빛 아래 비치는 냇물과 어우러져

마치 은하수처럼 보였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 김대건 1822~1846(순조 22 ~ 헌종 12)
우리나라의 최초의 신부, 천주교 성인. 교명 앙드레.

본관 김해. 충청남도 내포에서 독실한 천주교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836년(헌종 2) 프랑스 신부 모방한테 영세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최양업, 최방제 등과 함께 중국의 마카오에 건너가,

파리 외방 전교회의 칼레리 신부로부터 신학을 비롯한 서양학문과 프랑스어. 라틴 어등을 배웠으며, 

중국 상하이에서 탁덕으로 승품 되어 24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 최초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1846년 최양업과 다른 신부의 입국을 위하여 비밀 항구를 찾다가 체포되었는데,

서울로 끌려와 40회에 걸친 문초를 받고 9월 새남터에서 순교(당시 26세)하였고,

 매장 40일 후에 양성면 미리내에 사는 이민식 씨에 의하여 밤으로 7일에 걸쳐 운구하여 현재 미리내 묘지에 안장하였으며,

1925년 7월 5일 로마 교황 비오 XI세로부터 복자위에 올림을 받았습니다.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리나라에 와서 직접 거행한 시성식에서 가톨릭의 성인 자리에 올랐습니다.

 

 

 

 

 

 

 

 

 

 

 

 

미리내는 1972년부터 본격적인 성역화 작업이 시작되고 1989년에 웅장한 103위 성인 기념 대성전이 완성되어 있고,

제대에는 김대건 신부의 비골(종아리뼈)이 모셔져 있고, 2층에는 박해 당시의 성구 형틀이 전시되어 있다.

 

 

 

 

 

 

 

 

 

 

 

 

 

 

 

 

 

 

 

 

 

 

 

 

 

 

 

 

 

 

 

 

 

미리내 성 요셉 성당

 

 

 

 

김대건 신부의  하악골(아래턱뼈)이 모셔져 있는 미리내 성 요셉 성당,

 

 

 

 

 

미리내 성지 근처 미산 저수지

 

 

 

 

양반 상민 구별이 없이 같이 앉아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조상들께 제사를 지내지 않았던 천주교.

유교를 신봉했던 조선 말기의 상황으로는 나라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지요.

그러나 남의 물건을 훔친 일 없고, 살인하지 않은 사람들을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 하나로,

고문당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당한 103인의 순교자 성인들.

순교자 중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김대건 신부처럼 지식인들도 있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하네요.

저는 오늘 미리내 성지에서 그분들을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성지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는 미리내 성지.

미리내 성지의 가을은 사진처럼 곱고 예쁘게 깊어 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