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세상이야기
천둥벌거숭이
alongma
2008. 9. 3. 15:50
<천둥벌거숭이>
이진
가을엔 사랑하지 마라
수채화 같은 하늘빛 투명하고도 고와
내 마음 하얗게 하얗게 바래고 말 것이다.
기어코 치자 꽃 노란 속내 들통 나고 말 것이다.
가을엔 사랑하지 마라.
이슬처럼 맑은 하늘 파랗게 시려와
내 천형의 꽃망울 마침내 터져버리고 말 것이다.
가을엔 사랑하지 마라.
수천 가닥의 씨줄과 날줄로 만나
다비로 타는 너와 나
기어코 애착의 허리춤 풀어 놓을지 모른다.
사랑의 사리로
세상을 깨울지 모른다.